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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들은 날개에 따라 유시형 곤충과 무시형 곤충으로 분류된다. 날개가 있으면 유시형 곤충이고 날개가 없으면 무시형 곤충이다.
유시형 곤충들은 대분분 날개를 가지기 위해 번데기의 과정을 거친다. 번데기의 과정을 한마디로 대신할 수 있는 단어는 절대 고독밖에 없다. 절대고독은 유시형 곤충들이 날개를 가지기 위해 필수적으로 감내해야 하는 통과의례다.
그대가 만약 곤충으로 환생한다면 유시형 곤충과 무시형 곤충 중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 절대고독이 두렵고 등껍질이 찢어지는 아픔이 두렵다면 무시형 곤충을 선택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대는 오로지 먹고 사는 즐거움 하나로 만족하면서 밑바닥을 기어다닐 각오를 해야 한다.
그러나 날개를 가진 곤충들은 거의가 아주 소량의 먹이만으로 생명활동을 영위한다. 그것들은 먹이를 최상의 즐거움으로 삼는 단계를 벗어난 생명체들이다. 기어 다니는 생명체들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들이다.
그것들에게는 하늘을 날아 다니는 즐거움이 있다.
글쓰기의 공중부양, 이외수
참고
애벌레는 일주일 동안의 뽕잎 먹기가 끝나면 고치실을 토사해서 고치를 만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고치실을 다 토해낸 애벌레는 유충의 껍질을 벗어버리고 번데기로 환생한다. 부드럽던 유백색 피부는 점차 갈색으로 변하고 몸은 오그라들어 딱딱하게 변한다.
번데기는 12일 동안 꼼짝달싹도 못한 채 깜깜한 고치 속에 갇혀서 절대고독을 감내해야 한다. 그리고 날개를 가지기 위해 등껍질이 찢어지는 아픔도 감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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